셔우드 홀이 쓴 조선 회상을 읽었다.
다 읽고, 다시 한번 더 읽고 싶어서 저자 서문까지만 읽어 놓은 상태이다.
책은 꼭 작은 사전 처럼 두껍게 생겨서 정감가게는 생기지 않았지만,
읽다보면 몰입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다른 어딘가에서 읽은 것 처럼,
한국은 서구 기독교 국가들의 식민 지배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기독교에 대해서 우호적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다른 이유로는,
감리교, 장로교, 그리고 다른 교파의 선교 활동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많은 부분 협력하는 분위기에서 이루어 졌다는데에 있겠다.

당시 조선인들에게 선교사는 어떤 존재였을까?

생김새가 특이하니 구경거리였을 것이고,
초기에는 전통과 고유의 치료법을 무시하는 존재들이었을 것이고,
나중에는 명의로 알려져서 찬사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고,
버려지는 아이들과 장애인과 병자들을 돌보는 쓸데 없는 일을 하는 자들,
하지만 선교사가 운영하는 학당에 다니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고,
좋은 환경의 일감을 얻을 수 있는 구직의 장이었을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원수처럼 여겼을 것이고,

어떤 이들은 친근하게 대했을 것이며,

그 중에는 진짜 친구도 생겨났겠지...


선교사의 결혼을 자기의 이해 대로 축하하고,
선교사의 출산을 자기의 전통 대로 기뻐하며,
선교사의 죽음을 자기의 방식 대로 애도하는...

그 시절 그렇게 가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하지 못했는데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는 얼마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을까...

사람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슬퍼하고,
자기들의 이해대로 느끼고 기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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