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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5 비계와 두부
삶과 생각, 묵상 | Posted by lamie 2008. 3. 25. 12:51

비계와 두부

어려서 기억이 비디오 처럼 남아 있는데...

화창하고 따뜻한 봄 날이었던 것 같다.

우리 집이었는지... 기와집이었던 것 같은데 이전에는 마루가 있었쟎아.

마루에 점심 식사를 채려 놓은 것에 눈독을 들였었다.

맨 위에 하얗게 두부가 올라가 있었거든.

몇 살 때였는지 솔직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지금도 두부 좋아하는 걸 보면 어려서 부터 그랬는 듯.

하여간 분명 우리집 음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몰래 가서 냉큼 입 속에 집어 넣었으니까.

가장 끔찍한 것은, 그 때 입 안 가득 퍼지던 비릿한 돼지비계의 향과 질감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눈이 멀었던 게지.

입까지 멀었으면 다행이련만 난 아직도 비계를 싫어한다.

심지어 젓가락에 비계가 닿기만 해도 식욕이 없어질 정도니까... 오늘 아침처럼.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지만 어려서 고기를 싫어하고, 입도 짧은 것은 그 때 기억 때문이 아닌가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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