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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4 전부 아니면 전무... GMP.OR.KR
작년 한국에 온 뒤 가진 어느 연말 모임에서였다.
한해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드릴 제목을 나누자고 했다.
A : “저는 올해 큰 집으로 이사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B : “기다리던 아들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C : “차를 바꿀 수 있어 감사해요.”
D : “몸이 건강해서 감사드려요.”
모두가 기도드린 제목들에 대해 주님께서 적절하게 응답해 주셔서 고마워했다.
드디어 내 차례였다. “제게는 아무 것도 없으니 오히려 감사해요. 주님께서 전부이시니까요.”

나는 그 때 일생에 있어서 독특한 은혜를 맛보고 있었다. 15년 만에 우리 가족 모두 한국으로 귀국했지만 집도 세간도 없이 지내기를 석 달째였다. 22평짜리 아파트에서 다섯 식구가 사는 넷째 동서 형님 댁에 얹혀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댁에는 대학생인 아들과 딸 그리고 40세가 넘은 처제가 있었고, 우리 식구도 만만치 않았는데 대학생 둘에 중학생 하나였으니 합이 열 명이었다.
다른 것은 고사하고 아침에는 가히 화장실 전쟁이었다. 나와 아내는 책상 밑에 머리를 디밀고 자다가 밤새 뾰족한 모서리에 부딪히기 일쑤였다. 선교지에서 보낸 짐은 아직 한국에 도착하지 않았고, 전셋집을 구할 자금이 없어서 모든 것이 오리무중인 상황이었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아주 특별한 은혜를 입는 조건이 되었으니.... 그 때 만큼 주님 한 분만이 내게 전부인 적이 언제 있었던가?
아무것도, 아무것도 내게 없을 바로 그 상황에 주님께서 전부로 다가오신 것이다.  

바울은 그에게 유익하던 모든 것을 해로 여길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잃어버리면서 오히려 배설물로 여겼으니 이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얻기 때문이라 하였다. (빌3:7)
어디 그 뿐인가?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푯대를 향하여 달려간다고까지 하였다. (빌3:13-14) 그 앞에는 하나님께서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이 있기 때문이라 하였다.

사랑하는 GMP 공동체 식구 여러분!
한 해를 돌아보면서 잃어버리고 또한 잊어버리는, 아주 특별한 축복을 누리소서!
한 해 동안 이룩한 위대한 선교 사역까지도 주님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음이니···.
주님만이 전부라고 고백함으로 무엇을 얻는 기쁨도 기쁨이려니와, 잃어버리고 또한 잊어버린 바로 그 자리에 계시는 주님, 그 분만을 소유하소서! 내 인생의 전부이신.

주님!
주님께서는 저와 우리 GMP의 전부(全部) 이시랍니다.
그렇지 않으시면 저와 GMP는 아무 것도 아닌, 전무(全無) 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