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에 해당되는 글 1

  1. 2010.08.01 먼지
삶과 생각, 묵상 | Posted by lamie 2010. 8. 1. 20:23

먼지

온천 호텔 내 방 소파에 앉아 있어
밖에는 10층 아래 호텔 마당에 있는 분수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고
처음에는 어제까지만 해도 밖에 비가 온다고 생각했었어
잠시 잠시 들리는 물소리가 꼭 비소리 같아서
비가 온다고 그랬었거든

상상을 자주 하게 돼
말두 안돼는 그런 상상을

저번 출장까지만 해도 안그랬는데 이번에는 자꾸 하게 되네
택시 타고 출근 하면서
내 옆에 당신이 운전하고 있고
뒤에는 아이들이 앉아 있는 그런 상상
오늘은 바람이 시원했거든 공기도 다른 때 보다 깨끗했고

깨끗환 숲 속에 분수가 있는 거야
연두빛 새로 난 나뭇잎을 보면 깨끗하고 햇빛에 투명하게 반사가 되서 티끌하나 없이 빛나고 있고
산에 그렇게 나무가 많은데
땅에는 흙이 있는데
왜 먼지는 없는 걸까?

바람이 불면 떠오르는
숨을 귀기 어렵게 만드는
막아도 스며 들어오는 그런 작은 먼지들 말이지

어떻게 생각해?

난 사람이 옷을 입어서 그렇다고 생각해
왜 집에서 옷 갈아입을 때 보면 햇빛에 떠다니는 먼지들이 많이 보이잖아
어쩌면 사람은 몸에 털이 없으니까 각질도 많이 나오고 비듬도 많이 나고
어쩌면 그것 부터가 사람 자체가 먼지를 만드는 것 일지도 몰라

옷을 만든다고 식물을 쪼개고
문지르고 부드럽게 하면서 부터
세상에는 먼지가 아주 많아졌잖아?

사람이 만드는 거는 다 그렇지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나무를 깍고 돌을 다듬으면서
세상의 사물들은 조각조각이 나고

어떤 사람은 예술가가 그 돌 속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그 나머지 부분을 깍아버렸다고 하지마는
글쎄

그 나머지 부분은 어디엔가 힘 없이 떠돌아 다니면서
같이 있던 그 돌 속에 여인을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몰라

사람들은 그런 것도 모르고 그 먼지들을 물을 뿌려서 닦아내요
풀풀거리는 먼지를 마시면서
투덜투덜 댈꺼야

사람은 먼지로 만들어져서 그럴까?
하나님은 먼지를 모아서 사람을 만들었는데
사람은 살면서 먼지를 너무 많이 만드네

천진에 오면 먼지가 많아서 더 생각이 많아진다.

먼지 생각 같은 건 안하는게 좋은데 말이야 그렇지?

'삶과 생각,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뢰  (0) 2024.01.31
201712 추모예배  (0) 2017.12.19
잠시 든 생각...  (0) 2010.07.17
도와주고 싶어요.  (0) 2009.09.19
금요 기도회  (0) 2009.09.19